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모처럼 아주 특별한 외식이나 가족 여행 한번 떠나볼까 싶은 마음이 슬며시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디 가서 먹을까'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가족 여행도 즐기고 만족할 만한 외식을 하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고, 집 근처에서 하자니 아이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이럴 때 내놓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바로 영월 '다하누촌'이다.
아이들 손잡고 영월의 관광명소도 들러보고, 싼 가격으로 한우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영월 '다하누촌'
황소 한우 300g 당 8천 원 산 좋고 물 맑고 인심마저 좋은 영월은 강원도의 느낌이 가득한 곳이다. 동강과 서강의 시원한 물줄기가 굽이치며 한반도 지형(선암마을)과 어라연 계곡 등의 절경을 토해내고 있고, 장릉과 청령포 등이 조선왕조 어린 임금의 슬픈 역사와 그를 기리는 충절의 마음을 품고 있는 청정지대이다. 수려한 자연 경관 속에 박혀 있는 별마로 천문대를 비롯해 영월곤충박물관, 영월책박물관, 호야지리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 묵산미술관, 국제현대미술관, 동강사진박물관 등은 자녀와 함께 들러볼 만하다. 영월은 수려한 자연 경관, 이색적이고 독특한 박물관과 미술관, 별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천문대뿐만 아니라 식도락의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영월 주천면 '다하누촌'은 삼겹살보다 더 싼 가격으로 한우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말이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서야 할 정도로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관광버스와 자가용으로 교통체증 현상을 빚기도 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4천 명을 넘고 평일에도 2천 명 수준이다.
지난 8월 개장한 1천500㎡ 규모의 다하누촌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거세한 황소 한우 300g 당 8천 원의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암소 300g에 1만4천 원, 장조림ㆍ산적용ㆍ홍두깨ㆍ국거리 등이 600g에 1만3천 원으로 일반 시중가보다 저렴하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지만 품질도 나쁘지 않다. 다하누촌에서 판매되는 한우는 영월, 평창, 횡성, 안동 등지에서 공수해온 소들로 지방이 골고루 퍼져 씹는 맛을 좋게 하는 '마블링’이 높은 암소와 거세한 수소만 쓴다. 각 매장마다 한우 인증서와 DNA 검사결과를 벽에 붙여놓고 있다.
한우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소 사육→도축→운송→중간도매상→식당 판매에 이르는 전 유통과정을 일원화해 유통마진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고기를 구입해 '다하누'라는 간판을 단 인근 식당에 가서 기름소금ㆍ된장ㆍ쌈 야채 등을 포함한 이른바 테이블 세팅비(1인당 2천500원)을 내고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식당마다 고기를 구워 먹는 손님들로 빈자리가 없었고,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황소 한우 300g은 등심과 살치살, 부채살, 등심, 갈비살, 안창살, 토시살 등으로 구성된 모듬요리다. 4인 가족이 5만 원 안팎이면 평소 지갑을 열기에 무척 부담스러웠던 한우고기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고기 맛도 시중 고기 집과 다를 바 없다. 쇠고기는 숯불에 구워먹는 것이 최고이지만 이곳에서는 휴대용 가스렌즈를 사용한다. 고기를 달궈진 불판에 올리면 마블링에서 사르르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기름기가 일품이다. 겉은 노릇노릇 속은 살짝 핏기가 남아 있을 정도로 익었을 때, 고기를 기름소금에 찍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촉촉이 적셔 드는 달콤한 육즙과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이 혀끝에서 살살 녹아든다. 씹으면 씹을수록 한우 특유의 구수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실제 갓 잡은 고기는 색깔도 좋고 신선하지만 질기다. 따라서 4~7일 정도 숙성하여 먹는 것이 좋다. 따라서 갓 잡은 질 좋은 한우고기를 날마다 들여오는 다하누촌에서는 쇠고기 본래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육회의 맛이 일품이다. 육질이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다. 연말연시가 끼어있는 12월 한 달은 잦은 술자리와 모임 등으로 가족들에게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아이들 손잡고 영월을 한 바퀴 돌아본 후 한우고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쇠고기를 맛있게 먹는 법
국산 쇠고기는 육질에 따라 1++, 1+, 1, 2, 3 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 이상이면 평균 이상의 품질이다. 육질 등급은 지방 분포(마블링)와 고기 색깔, 지방 색깔 등에 의해 결정된다. 등급도 중요하지만 굽는 방법도 중요하다. 굽는 방법에 따라서 아무리 좋은 한우 고기라도 맛이 달라진다. 참숯에서 구울 때 최고의 맛이 살아난다. 숯불 석쇠에 올린 고기에 육즙이 살짝 올라오면 뒤집는다. 조금 기다리면 다시 즙이 올라오는데 그때 먹는 것이 최고의 맛이다. 자꾸 뒤적이면 겉은 타서 퍽퍽하게 되고 속은 전혀 익지 않아 고기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없다.
▶다하누촌 가는 방법
서울→호법분기점→만종분기점→신림IC→주천 다하누촌(거리 132㎞)
대구→중앙고속도로 신림IC→ 주천사거리→ 주천 다하누촌(거리 86.7㎞)
대전→남이분기점→호법분기점→만종분기점→신림IC→주천 다하누촌(거리 194.3㎞)
글/이창호 기자(changho@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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